장마철의 ‘어쩌다 빛’ 글의 후반부에 들어가며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feminist journal 일다 ILDA 장면 1. 겨울 들판에 찌르레기가 난다. 수십 마리가 공중 쇼를 하듯 위로 솟구치다가 갑자기 선회한다. 사십오도 각도로 비스듬한 급 하강! 순간 새들의 하얀 배가 햇살에 투명하게 ‘화들짝’ 드러난다. 아, 아, 눈이 부시다. “챠르르, 챠르르..”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쌀 씻는 소리’로 노래하며 찌르레기들은 겨울 들판을 난다. 새들이 선회하는 방향을 따라 내 몸도 기운다. 내 몸 안에서도 ‘챠르르 챠르르’, 경쾌한 쌀 씻는 소리가 환하게 들린다. ▶ 황량하고 너른..
전환(轉換) 아홉 번의 해가 바뀌었다 연재 전반부를 끝내며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연재.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이 시대 많은 이들이 함께 겪는 모습일지도 몰라’ 글의 전반부가 끝났다. 여기서 내가 한 일은 ‘일상으로 내려오기까지의 과정’을 쓴 것이다. 처음 부분에는 ‘집에 이르기까지’의 삶의 과정을 축약적으로 그렸다. 그리고 살아갈 지역과 마을, 집을 찾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썼다. 집을 고치고, 첫날밤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쓸 때는 스스로 고양됐다. 그러나 집을 지었다고 해서, 내 우주를 만들었다고 해서 삶이 끝난 건 아니었다. 새로운 우주에서 살아가야 할 나는 과거에 구성된 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