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의 날개옷과 바다표범 ‘셀키’의 가죽을 훔친 사회『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 이야기의 힘을 믿으며 삶은 이야기를 통해 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책 『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그림, 김경연 옮김, 풀빛)의 아이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다. 아빠가 고기잡이 하느라 집을 비우는 날마다, 엄마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앵무조개, 이불문어, 인어와 해마, 구눈박이 장어, 도둑 달팽이처럼 바다에 사는 신비한 존재들의 이야기! 아이는 이야기에 푹 빠져들고 그때마다 엄마에게 놀란다. 어부의 아내는 헤엄치면 안 된다는 금기가 있다면서 엄마는 바닷물에 발 한번 담근 적이 없는데, 어떻게 바다 세상 이야기를 이토록 잘 알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아이는 엄마에게 바다표범 ..
동물을 ‘상품화의 고리 밖으로’ 데리고 나가자『1389번 귀 인식표를 단 암소』가 던지는 질문 “가장 교묘하게 해를 끼치는 억압은 우리의 기본 일상과 마음 깊은 곳에 은밀하게 침투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마이클 파렌티(Michael Parenti) 페미니스트 동물연구가가 쓴 ‘어느 암소의 서사’ 황윤 감독의 영화 (2015)에서 아기 사람과 아기 돼지가 병치되던 도발적인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케스린 길레스피가 쓴 책 『1389번 귀 인식표를 단 암소』는 아기 돼지만 암송아지로 대치했을 뿐, 그때 기억을 그대로 소환해주었다. 1389번 암소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책 『1389번 귀 인식표를 단 암소』에 삽입된 이미지 1.1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