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역할’ 과중한 요구가 우울증 심화시켜 여성 우울의 사회적 측면: 시달림 [여성주의 저널 일다] 최현정 아이였을 때에는 우울증을 겪는 비율에 성별 차이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한 비율이 높아지는 시기는 대개 13~15세부터라고, 관련연구들은 합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15~18세에 이르러서는 성별 격차가 두 배로 뛴다고 보고됩니다. 다시 말하면, 여성에게는 15~18세경이 우울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때로, 주의할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춘기 시기에 여아들이 보다 우울하게 되는 이유가 뭘까, 여러 학자들이 골몰했습니다. 이 시기에 여아들에게 급격한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생물학적인 요인으로 인해 우울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호르몬이..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나는 말이 줄었다. 말이 쌓이는 것 같기는 한데 딱히 하라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말해서 무엇 하려는 건지 그냥 입을 다물게 된다.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쓰면서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살았던 결혼 전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내 시간과 공간은 오롯이 육아와 가사에 바쳐지고 내 몸은 나를 가둔다. 몸이 나를 가둔다는 것, 그것은 아주 새로우면서 가혹한 경험이다. 아기를 낳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 자체로는 고통보다는 즐거움과 뿌듯함이 더 컸다. 십 킬로가 넘게 불었던 몸이 아기를 낳은 후 제대로 줄지 않는다거나, 젖 때문에 가슴이 무진장 커진다든가, 질에서 항문까지 깊은 자국이 남는다거나, 요실금이 생겨 남몰래 속옷을 적신다거나 하는 건,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