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나가라!” 스물여섯 진아의 독립기⑨ 급여 80에 고시원 생활 ※ 이른바 ‘생계형 알바’를 하는 10대, 20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빈곤-비(非)진학 청년들의 진로 탐색과 자립을 돕는 협동조합 와 은평구청소년문화의집 와 함께하는 이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Feminist Journal ILDA 인스턴트 먹고 TV보다 잠드는 고시원 생활 스물여섯 살 진아는 서울 동대문 근처에 있는 월세 30만 원짜리 고시원에 살고 있다. 낮에는 프랜차이즈 뷔페에서 하루 여섯 시간씩 일한다. 샐러드 코너에서 식재료를 다듬고 여러 종류의 샐러드를 만들어 음식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아의 일이다. 1주일에 30시간 정도 일하고 월 80만원 남짓한 급여를 받아 생활..
‘따뜻한 밥’의 기억이 없는 소녀에게 밥의 역사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밥상머리의 오순도순’ 같은 평화는 없었다 내 밥의 역사에는 ‘따뜻한 밥’의 기억이 없다. 이 사실 앞에 충격을 받는다. 설마, 그렇게까지 내 삶이 황폐하단 말인가…. 기억이 있다. 다섯 손가락이 다 안 꼽힐 만큼 예외적으로. 엄마와 광산촌 사택 지붕에 달린 긴 고드름을 따 먹던 어린 시절 기억이 가장 따뜻하다. 바가지에 고드름을 가득 따 담아 덜덜 떨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와드득 와드득 깨물어 먹던 기억. ‘와드득’ 거리는 고드름 소리만큼이나 경쾌하고 기쁜 기억이다. 엄마와 난 어린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