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섬망’, 한 달간의 간병이 내게 남긴 것비혼여성의 가족간병 경험을 듣다① 신우미 ※ 고령화와 비혼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비혼여성들이 부모나 조부모, 형제를 간병하고 있지만 그 경험은 사회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개인의 영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는 가족을 간병했거나 간병 중에 있는 비혼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발굴하여 공유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아빠가 죽을 수도 있다? 내 나이 서른아홉, 아빠 나이 일흔 살 때였던 2015년 12월 어느 날 아침, 아빠가 대학병원 응급실에 있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배를 쿡쿡 찌르는 것 같은 통증 때문에 어제 저녁 택시를 타고 응급실에 갔는데 검사를 받아보니 급성 폐렴이라고 했단..
1인가구가 아플 때 필요한 것 비혼(非婚)과 질병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자기 몸만 돌보면 되니까 얼마나 좋아, 부럽다 부러워.”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 이름, 나이, 병명이 침대에 붙어 있다. 같은 병실 다른 침대 환자들은 내가 ‘이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있기는커녕 결혼도 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 이구동성 부러움을 먼저 표했다. 난 그 여성들의 표정과 반복되는 경험 속에서 그 말이 빈말이 아님을 알게 됐다. 본인 몸이 아픈 와중에도 챙겨야 할 남편이나 아이가 내게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진심으로 부러웠던 거다. 혼자 사는 싱글여성이 아플 때 하지만 그녀들이 말하듯, 비혼(非婚) 여성은 아플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