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할머니와 나, 우리들의 불편한 동거 [창간 10주년 기획 “나의 페미니즘”. 경험을 통해 여성주의를 기록하고 그 의미를 독자들과 공유하여 대안담론을 만드는 기획으로, 이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이미정 씨는 희곡작가이자 연극평론가입니다. www.ildaro.com] 갑작스레 등장한 친할머니라는 존재 페미니즘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 나는 여성으로 살고 있지만,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해마다 다르게 느끼고 있다. 나는 대부분의 경우 약자로서 존재하지만 은밀한 가해자이기도 하다. 힘의 역학은 언제나 상대적이다. 절대적인 약자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매번 ‘올바른 것’과 ‘욕망하는 것’의 사..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까페 버스정류장] (14) 명절의 카페 풍경 [경북 상주시 함창읍 함창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카페 버스정류장” 이야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머무는 이 까페의 문을 연 박계해 선생님은 “학교를 떠나 산골로 들어간 한 여자의 귀촌일기” 의 저자입니다] www.ildaro.com ▲ 겨울의 까페 버스정류장 입구 © 일다 구정 다음날, 작년처럼 고향에 온 사람들이 카페에 많이 들릴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혜숙언니가 종일이다시피 소파에 앉았다 누웠다 하며 ‘아, 너무 좋다. 내가 이 카페 때문에 상주로 귀농을 결심했다니까’ 하고 치사라도 해주지 않았다면 억울할 뻔했다. 주말열차를 타고 동해 바다를 보러 가리라는 생각을 접고 문을 연 것이었으니까. 혜숙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