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불기소되기 쉬운 데이트 강간 9. 데이트 성폭력의 법적 쟁점들 ※ 일다의 신간 발간 기념으로, 데이트 폭력 문제를 심층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 기사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미진(가명, 38세, 여성)씨는 온라인 게임을 즐겨한다. 요즘은 자기 캐릭터를 꾸미고 커플도 맺을 수 있는 게임에 빠져있다. 최근 게임 상에서 커플을 맺게 된 동갑내기 남자가 있었다. 오프라인 정모에서 이 남자를 만난 미진씨는 상대와 성관계를 했다. 그 후 두 사람은 오프라인 정모 때마다 성관계를 가졌다. 다섯 번째 정모를 하는 날, 두 사람은 따로 2차를 갔다. 이 자리에서 미진씨는 이혼한 전력이 있으며 애들도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 말을 들은 남자는 그동안 왜 미혼 행세를 했느냐고 화를 내면서 미진씨의 핸..
강간은 남성성의 본질이 아니다 읽기 관계에서 상처는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아프지 않고는 타인을 만날 수 없다. 아마도 누군가에게 내 자리를 내어주고, 또 내 공간으로의 침입을 용인해야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공간이라는 말은 추상적이기도, 심리적인 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물리 법칙만큼 실제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이런 사실은 관계 맺음에 있어서, 나도 누군가에게 폭력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근거여야 한다. 즉, 내가 다가가고자 하는 ‘그/녀’에 대한 최대한의 존중 없이, ‘그/녀’의 기꺼운 환대 없이 다가간다는 것은 여러 의미에서 침범이다. 그러니 ‘너는 왜 나를 받아주지 않느냐’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최소한 ‘어떻게 하면 나를 받아주겠니’는 그나마 낫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