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 새해 소실점 ※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 [서른아홉, 새해] ©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시골집 계단에 페인트를 칠하다 말고 서울로 향했다. 병원에 늦지 않게 도착하기 위해서다. 며칠 동안 신경 쓰이던, 몸 여기저기에 난 물집이 이내 전체로 퍼진 것이다. 몸이 아파도 마음만은 다치지 말라며 배웅해 주는 신랑이 내게 인사를 하는데, 함께 가지 못한다는 게 좀 서러웠다. 우린 크리스마스 이브도 함께하지 못했고, 2015년의 마지막 날도 함께하지 못했다. 한 해를 정리하기는커녕 주변 사람들에게 새해인사를 할 ..
아픈 몸…통각 외에 다른 감각을 깨우자 반다의 질병 관통기④ ※ 2015 가을 학기에 “질병과 함께 춤을! -잘 아프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몇 가지 것들” 수업을 개설한 반다(조한진희)님의 ‘질병 관통기’ 마지막 연재입니다. -편집자 주 ‘통증이 머무는 집’ 같았던 나의 몸 몸이 아프고 나서야 내가 ‘몸의 존재’임을 알았다. 그것을 극명하게 느끼는 순간 중 하나는 통증이 찾아 올 때였다. 몸 곳곳의 통증과 현기증이 심해서 유배되듯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만 머물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통증 때문에 잠 깨지 않는 날이 거의 없던 밤을 보냈다. 어떤 하루는 종일 통증을 느끼는 것 이외에 한 게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떤 순간은 통증 자체가 삶의 전부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도 있었다. 하루는 머리가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