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통조림이 아니라 인격체에요 반다의 질병 관통기③ ※ 2015년 가을 학기에 “질병과 함께 춤을! -잘 아프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몇 가지 것들” 수업을 개설한 반다(조한진희)님의 ‘질병 관통기’ 연재입니다. -편집자 주 각종 정기검진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시기가 되면 나는 ‘병원순례가 시작되었다’고 말하곤 한다. 여러 과를 돌아 다녀야 해서 그렇기도 하고, 종교인이 경건한 마음으로 성지를 순례를 가듯 건강해지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품고 병원을 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하나, 순례자처럼 마음을 비우고 수행하는 마음으로 가지 않으면 불쾌감이나 마음의 생채기를 안고 오기 쉽기 때문이다. 명의의 진료? 당혹스럽고 불쾌했던 병원 시스템 몇 년 전 현기증이 심해지면서 아랫배에 묵직한 느낌이 ..
아픈 몸, 낯선 몸과 함께 살아가기 반다의 질병 관통기① ※ 2015년 가을 학기에 “질병과 함께 춤을! -잘 아프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몇 가지 것들” 수업을 개설한 반다(조한진희)님의 ‘질병 관통기’가 4회 연재됩니다. 시간표 및 수강 신청 페이지 http://bit.ly/1OYb8rb 친구들에게 ‘철인 28호’라고 불렸던 나 알람을 손에 쥐고, 삼분만 이분만 일분만. 실눈으로 시침을 보다가 최후의 마지노선이 막 지나갈 무렵, 헐레벌떡 이불에서 몸을 꺼낸다. 수영가방을 챙겨들고 5분 동안 거의 전력질주 끝에 수영장에 도착한다. 거의 어김없이 지각을 하지만, 수영을 하고 난 뒤의 개운한 맛이 좋다. 그 개운함 때문에 다음날 다시 전력질주를 하게 된다. 수영이 끝나면 건물 뒤 등나무 벤치에서 모닝담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