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 페미니즘’이 말하는 ‘몸’ 이야기 추은혜의 페미니즘 책장(9) 「뫼비우스 띠로서 몸」 www.ildaro.com 다시 이맘때가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이후 이미 한 해가 끝나버린 느낌을 가득 안고 남은 한 주를 보내다보면 어느덧 새해가 시작 된지도 며칠이 지나 있는 그런 시기. 분명 그 며칠 전의 나와 오늘의 나는 그다지 달라질 것도, 어딘가 많이 변해있는 것도 아닐 텐데 으레 사람들은 이맘 때 서로에게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가짐, 결심, 계획 등을 인사로 묻곤 한다. 사실 매 순간 몇 개의 세포가 무수히 죽고 또 태어나고 하는 생물학적 관점에서만 보면 우리는 항상 변하고 있고, 무언가를 기억하고 망각하고 있으며 결국 변하지 않는 것 같으나 동시에 변하고 있는 존재다. 그러한 속성으로 인해서 어느 순..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16) 낳은 엄마, 기른 엄마 ② 내가 딸의 새엄마에 대해 신경 쓰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우리 부부의 이혼 판결이 나기 무섭게 그녀는 전남편과 아이, 그리고 시어머니와 시누이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가방을 싸가지고 왔더란 이야기를 시어머니로부터 들었을 때도 난 시큰둥해 했다. 더욱이 우리가 이혼할 거란 소문이 나자, 자기 때문에 이혼하는 거라며, 자기가 죽어야 한다고 울고불고 했다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 들었을 때도 난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항상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은 당사자들에게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동거를 시작한 그들은 몇 달 후 결혼식을 올렸다. 사람들은 이따금 그녀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래서 난 그녀가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쓰러진 시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