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눈동자, 그녀의 카트 낸시 M.헨리 “육체의 언어학”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 영화 (부지영 감독, 2014)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나이든 여성 청소노동자가 자신이 부당 해고를 당했다는 것을 알고 굽힌 몸을 일으켜 관리자를 정면으로 쳐다보는 장면이었다. 일하면서 늘상 허리를 굽히고, 지시에 복종하느라 억울한 일을 당해도 눈을 내리깔아야 했던 그녀가 천천히 일어난다. 그리고 상대를 직시하는데, 그 눈에 담겨 있던 허망함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지에 가슴이 울컥했다. 이 영화는 권력을 사이에 두고 지배와 복종이 어떤 몸짓과 목소리와 눈빛으로 관철되는지, 또한 생존권을 위해 여성노동자들이 단결하여 싸울 때 무엇보다 그 몸짓과 목소리와 시선이 어떻..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비혼 페미니스트 라디오 진행자 잇지 창간 10주년 기획 “나의 페미니즘”. 경험을 통해 여성주의를 기록하고 그 의미를 독자들과 공유하여 대안담론을 만드는 기획으로, 이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필자 잇지 님은 마포구 비혼 페미니스트 공동체라디오 “야성의 꽃다방” 진행자입니다. - www.ildaro.com 페미니즘, 어디까지 왔나 차별금지법 제정이 또다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차별금지법은 이미 두 차례의 제정 시도가 있었다. 2007년에 발의된 첫 차별금지법이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되었을 때는, ‘그래 처음이라 쉽지는 않겠지’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2010년에는 논의 단계에서 무산되었지만 ‘그래도 다음엔 가능하겠지’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