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존재, 할머니와 들꽃 신혜원의 원화전 서울 연남동의 작은 갤러리에서 의미 있는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갤러리는 SI 그림책학교에서 운영하는 “some art and books”, 작가는 SI졸업생인 신혜원씨로 첫 그림책 를 출간하면서 본 전시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 신혜원의 원화전 © 사진 제공:Somebooks 갤러리에 들어서는 순간, 노트 크기만한 인물 드로잉이 벽면에 죽 걸려 있는 것이 보인다. 화려하지도, 눈에 띄는 기법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할머니 한 분 한 분을 담담하게 먹으로 그려놓은 것들이다. 같은 사이즈의 꽃 그림들이 할머니 바로 아래에 같이 걸려있다. 원화 전시 한 켠에 이번에 출간된 그림책 가 전시, 판매되고 있었다. 표지..
“정성스럽게 놓고” 바라본 여자사람, 엄마 전지의 꽃샘추위가 찾아온 날, 옷깃을 꽉 여미고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을 찾았다. 철공소에서 흘러나오는 기계 소리와 쇳가루 냄새를 맡으며 골목을 따라 돌아 돌아간다. ▲ 전지의 © 일다 문을 열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아늑한 느낌의 전시장이 나온다. 이자람과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잔잔한 노래에 몸도 풀리고 마음도 노곤해진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여느 집 앨범에도 한 장씩 들어있을 법한 사진들이 연필로 그린 그림이 되어 걸려있다. 결혼식 사진부터 해외여행 가서 부부가 코끼리 타고 있는 사진, 놀러가서 꽃밭에서 찍은 사진, 유치원 생일파티에서 한복을 입은 딸과 엄마 사진 등등. 사진 옆에는 글귀가 적혀있다. “니 할머니네 바닷가야. 나는 바다를 안 좋아해. 바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