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정여름 감독을 만나다 ▲ 정여름 감독 영화 (2020, 33분,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스틸컷 미군들에게서 빌려온 수많은 눈들 정여름 감독은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를 하다가, 미군기지 내 ‘체육관’과 ‘포켓스톱’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미지들을 단서로 미군기지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체육관’(PokeGym)은 게이머가 포켓몬을 이용해 대결을 벌이는 장소인데, 게임을 하면서 찍은 주변 사진들을 포켓몬고 측에 보내어 등록하는 과정을 거친다. ‘포켓스톱’(Pokestop)은 포켓몬을 잡는데 필요한 아이템 보급소를 말한다. 포겟몬고를 하면서 미군기지 내의 여러 장소와 기념물을 등록하는 미군들의 시선을 빌려옴으로써, 이제껏 군사기밀과 안보상의 이유로 지도에 표시될 수 없었던 용산 미군기지 안..
미국 달러가 지배한 이태원, 그곳을 살아낸 여성들다큐멘터리 영화 을 만든 강유가람 감독 인터뷰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을 무렵, 이태원을 처음 갔을 때가 생각난다. 이태원은 딴 세상에 온 것처럼 즐거운 해방감을 누릴 수 있는 신기한 곳이었다. 내게 이태원은 늘 그런 곳이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걸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독특하고 신기한 동네. 그리고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들로 가득한 동네. 작년 언젠가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태원에서 살아온 세 여성의 이야기”라는 다큐멘터리 소개 글을 보았을 때,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이태원과 선뜻 연결되지 않는 ‘나이 든 여성’들 이야기라니 말이다. ‘이 영화를 봐야 하는데…’ 말을 읊조리기만 하면서 아쉽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