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이랑 어울려 사는 게 어때서 4. 할머니 탐구생활 ※ 노년여성들이 살아온 생의 이야기와 다양한 경험이 역사 속에 그냥 묻히지 않고 사회와 소통하며 다음 세대와 교류할 수 있도록, 노년여성을 만나 인터뷰 작업을 해 온 여성들의 기록을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내가 사는 마을에 간혹 외지인들이 찾아온다. 죽순철에는 죽순 끊으러, 버섯철에는 버섯 따러, 각종 나물이나 약초 캐러…. 간혹 야생화 사진을 찍거나 백두대간 산행을 위해 찾아오는 이도 있다. 어쩌다 그들과 마주치게 되면, 이 마을에 젊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흠칫 놀라는 눈치다. 마치 아마존에 사는 원주민을 만난 듯이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문명인이 미개인을 상대하는 듯한 태도로 말을 걸어온다. ▶ 정청라 저, 임종진 사진(샨티..
‘바깥과 바닥’에선 세상이 다르게 보여3. 도시의 독거노인들 ※ 노년여성들이 살아온 생의 이야기와 다양한 경험이 역사 속에 그냥 묻히지 않고 사회와 소통하며 다음 세대와 교류할 수 있도록, 노년여성을 만나 인터뷰 작업을 해 온 여성들의 기록을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내 직업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몸이 안 좋아서 못 간다고 하면, 오라는 연락을 점점 안 해. 힘들어도 갈 거야.” 지난 주 당신 방에 둘만 앉았다가 정란희(가명, 87세) 여성노인이 내놓은 말이다. 남기고 남 주고 할 거 없이, 그 말을 혼자 다 들어먹을 수밖에 없었다. 나 들으라고 작정하고 내놓은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좁아터진 방에 바짝 마주 앉아 대놓고!? 참 대단한 양반이다. 나 만난 첫날, “나는 글씨를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