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할망에게 길을 묻다2. 제주 할망과의 만남 ※ 노년여성들이 살아온 생의 이야기와 다양한 경험이 역사 속에 그냥 묻히지 않고 사회와 소통하며 다음 세대와 교류할 수 있도록, 노년여성을 만나 인터뷰 작업을 해 온 여성들의 기록을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할머니, 할머닌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어요?”“사람은 죽으면 끝. 다시 태어나면 무시것도(무엇도) 안 되어.”“저는, 사람 말고 큰 낭(나무)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이신디(있는데)….”“낭? 큰 낭은 인내하는 거주게(거지). 가지 끊어당(끊어다가) 사람 살리는 거 아니가? 좋은 생각이다만, 다시 태어날 생각 말고 지금부터 경(그렇게) 살라. 그추룩 베풀고 살당보민(그렇게 베풀고 살다보면) 부자 되곡 성공헌다. 경허고(그리..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을 떠난 이유 집에 이르기까지①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남편이 있던가, 직업이 있던가 “도대체 왜? 뭘 믿고 이러는 거야? 여자가 세상에 살아남으려면 최소한 둘 중 하나는 있어야지, 남편이 있던가, 직업이 있던가.” 내가 이십여 년 된 직장을 그만두려고 할 때 날 아끼던 동료가 거의 외치듯 한 말이었다. 이혼을 했으니 남편도 없고, 아들은 아직 고등학생이니 앞으로 한참 돈 들어가야 하고, 직장을 그만 두면 세상에 적을 둘 곳이 아무데도 없는데 뭘 믿고 직장을 버리고 나오려 하는 건가. 게다가 좀 좋은 직장인가. 서울 명문 인문계 사립학교에다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