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전, 군인이 되고 싶었던 여자아이 2탄. 말자의 이야기 성매매를 하는, 그 중에서 성을 파는 사람은 젊고 화려한 20-30대 여성으로 상상된다. 하지만 성매매 현장에는 언제나 노년의 여성들이 있었다. 수십 년 세월을 “가정동네”가 아닌 “이런 거 하는 동네”에서 흘려 보냈음에도, 이들의 경험은 성매매 논의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반성매매인권행동 의 활동가들은 60-70대의, 성판매를 하고 있거나 쉬고 있는 세 명의 여성을 만났다. 이분들은 서로 다른 성매매 집결지에서 일하고 생활해왔다. 세분께 당신들의 일과 삶, 그리고 동네 이야기를 청했다. 이 기록들이 노년의 성판매 여성들의 삶을 이해하는 작은 단서가 될 수 있길 바란다. 다음은 74세의 말자(가명) 언니 이야기이다. -언니 어렸을 적 ..
김영옥의 폐경(閉境)의례 갱년기에 대한 여성 개개인의 인식, 혹은 담론은 여성들이 자기 자신에 몰두하는 게 가능해진 이후에 나타난다. ‘개인’으로서의 여성, 즉 여성들의 ‘개별성’이 생겼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우리 어머니 세대까지만 해도 여성들은 몸이 보여주는 증상을 토대로 생애의 특정 시점을 인지하지 않았다. “갱년기? 난 갱년기가 언제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몰라. 둘째가 화상을 입어서 내가 매일 병원 드나들 때, 그때가 갱년기였나?” 이렇게 말하는 어머니 세대들은 생애의 특정 시기들을 그때그때 발생한 ‘사건별’로 인지하곤 했다. 쓰시마 유코의 뛰어난 단편「나」에 나오는 어머니는 일기인지 일지인지 확실치 않은 삶의 기록을 남기는데, 평범하고 순탄한 나날에는 단 한두 문장으로 그리고 애간장이 끊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