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자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노년을 엿보며 도서관에서 ‘희망도서’가 종합자료실에 비치되었으니, ‘우선대출’할 수 있다는 연락을 보내왔다. 난 서둘러 도서관을 향했다.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3일뿐이기 때문이다. 나는 매 달 3권 정도의 책을 신청하고 있다. 읽어보고는 싶지만 내 좁은 서가를 채우고 싶지 않은 책,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은 책, 관심은 가지만 구매 확신이 들지 않아 검토해보고 싶은 책 등을 신청한다. 신청 후 책이 도착하려면,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진득하게 기다리는 여유도 필요하다. 이 ‘희망도서신청제도’를 알게 된 지는 3년 정도 되었는데, 좀더 일찍 알았다면, 내 책장의 책이 지금보다 줄어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저녁 노을빛을 닮은 노년..
강풀의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의 성’에 관한 이야기는 금기 사안이었다. 노인들이 성적욕구를 표출하거나 성행위를 하는 것은 주책스럽고 점잖지 못한 행동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현실에서 노인들의 성생활은 그 빈도수가 청년기와 같이 왕성하지는 않아도 지속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80% 이상의 노인들이 월 1~2회의 성행위를 하고 있고, 독거노인의 경우도 20% 이상이 성생활을 하고 있었다. 빈도도 일반 노인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월 1~2회 정도였다. 노인들은 본인들의 성생활 저해요인으로 ‘노인에 대한 무시와 사회적 편견’을 꼽았다. 이런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지금까지 노인들에게 씌워진 ‘성적으로 욕망하지 않는’ 탈성화되었거나 무성화된 이미지는 유교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