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연습] 잠 못 이루는 노인들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www.ildaro.com 헤르만 헤세가 남긴 노년과 죽음에 대한 사색들을 뒤쫓다가 나는 “통증이 풀 속의 꽃들처럼 무성하게 자라나는 밤을 지새우기도 몹시 고역스럽다”라는 구절에서 잠시 멈추었다. ‘통증이 풀꽃처럼 무성하게 자라는 밤’이라…. 불면의 밤에 겪는, 몸의 진저리나는 고통을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해서 마음이 끌렸나 보다. 나는 우리 사회가 노년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40대에 불과하지만, 통증으로 지새우는 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고 있다. 이미 내 몸은 세상이 인정하건 하지 않건 젊음을 뒤로 하고 노년으로 ..
밀양의 할매들, 나무를 껴안고 별이 되다 밀양 할매들의 구술사 프로젝트 팀 참여자들이 최종 마무리한 글들을 읽고 있었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공책에 꾹꾹 눌러 베껴 쓰지 않고서는 울컥 넘어오는 뜨거운 무언가를 막을 수 없게 만드는 구절들과 마주치곤 했다. 베껴 쓰고는 몇 겹으로 동그라미를 치고 그 위에 세 개 네 개 별을 그리게 만드는 구절들. “우째겠노, 또 해 봐야제. 내 가는 거 뭐 겁나노? 가면 되지.” 가령 상동면 도곡리를 지키는 88세 조계순 할매가 전하는 이 ‘목숨 내건’ 투쟁의 말은 참으로 가슴에 사무치고 참으로 고요해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 (조계순 할머니의 구술은 유해정이 기록했다.) ▲ 밀양 할매들의 생애 구술사를 담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 노순택 작가 제공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