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자 “당신을 사랑합니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모퉁이에서 책읽기”. 이 칼럼은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www.ildaro.com 그곳에는 해녀들이 살고 있었다 제주도가 고향인 친구가 말했다. “육지 사람들은 바다를 그리워하지만 제주도 사람들은 육지를 동경하지.” 대학에 입학해 처음 기차를 타 보고 강이란 것이 신기했다던 그 친구는 늘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다. 그 어머니는 해녀였다. 잔치에서 한번 뵌 친구의 어머니는 구릿빛 얼굴에 바위처럼 단단하고 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어머니 이야기를 기록해야 하는데…” 하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친구였다. 작년 연말에 혼자 제주도 여행을 하다가 버스에서 무작..
치매에 걸린 ‘사람’은 어떤 ‘삶’을 살까 치매라는 공포: 허구와 실재 사이 피오나의 뇌, 점점 빛을 잃고 황량해져가는 우주 “세포막 외부에서는 끈적거리는 플라크가 뉴런들을 뒤덮고, 세포막 내부에서는 복잡하게 뒤엉킨 것들이 마이크로 튜브의 전달을 짓뭉갠다. 수천만 개의 신경접합부들이 사라지고, 이러한 사라짐이 어디에서 발생하는가에 따라 특정 인지 기능이 사라진다. 기억력이나 언어 능력, 혹은 시공간 파악 능력이나 추상적 사고력, 판단력 등. 그것은 마치 거대한 집의 회로 차단기가 하나씩 하나씩 차례로 내려지는 것과 같다.” ▲ 영화 (Away from Her, 2006) 이것은 영화 (Away from Her, 2006)에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아내 피오나를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보내고 난 뒤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