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무르익은 일요일 오후, 여의도 시민공원에 사람들이 참 많았다. 모두들 ‘밥’은 먹고 나왔을까. 국회 앞은 의외로 조용하고 한적했다. 20일 전국여성농민대표자대회 삭발투쟁이 격렬하게 한바탕 지나간 이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들의 ‘비닐’농성장은 가만히 그 자리에 있었고, 다만 여의도의 비둘기들은 생전 맛보지 못했을 햇벼를 쪼고 있었다. 쌀값폭락, 여성농민 ‘대북 쌀 지원’요구 “10년 전 80kg에 17만원 하던 쌀값이 올해 13만원까지 내려갔다. 물가도 오르고 농지, 종자, 비료, 농약, 농기계 값까지 올랐는데 쌀값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농성 6일째, 생존의 문제로 투쟁에 나섰지만 또 바로 눈앞 생존의 문제인 수확기에 쫓겨 다시 일터로 돌아간 여성농민들. 국회 앞 농성장에는 김정미 ..
FTA 협상 문제가 불거지면서 농업 분야가 많은 타격을 받게 된다는 분석이 자주 나왔다. 그런데 이 분석들은 대체로 농업 자체에 대해 일관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듯 하다. 즉 산업화,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 전근대적인 분야인 농업은 어쩔 수 없이 사장될 수밖에 없다는 식이다. (녹색평론)의 지은이 쓰노 유킨도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가령 전 세계가 공업사회로 이행하여 농업인구가 1할이 되었다고 하자. 그때 전 인류 중 9할의 노동인구를 받아들일 2차, 3차 산업의 구도는 준비되어 있는가.” 자연과 접촉하며 땅을 지킨 ‘소농’ 쓰노 유킨도는 전세계적으로 아직도 많은 농민들이 소농으로, 즉 좁은 땅에서 자급자족의 규모로 농경을 하며 살아가는 현실을 강조한다. 그가 보기에 소농은 전근대적이고 생산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