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아빠의 ‘똥 창고’ 두엄더미를 긁어내, 속에 있는 따뜻한 두엄에 손을 넣고 싶어지는 건 순전히 아빠 때문이다. ▲ 마을 사람들은 가축우리에서 나오는 똥오줌을 우리 집 옆 큰 창고에 실어 날랐다. © 박푸른들 어릴 적, 살던 집 옆에 어느 날 큰 창고가 세워졌다. 마을사람들은 그걸 ‘똥 창고’라고 부르며 자기네들 가축우리에서 나오는 똥오줌을 실어 날랐다. 아빠는 그것들이 제대로 썩어서 익을 수 있도록 도왔다. 시간이 지나 두엄이 되면 마을사람들과 나눠 유기 농사를 지었다. 아빠의 두엄은 서울 아이들에게도 쓰였다. 그 때 우리 마을은 서울의 한 생활협동조합에 농산물을 팔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유기 농사에 대한 서로의 뜻을 확인하기 위해 1년에 두어 번 ‘도농교류회’라는 걸 열었다..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매실 농사기술 교류회 ▲ 진주에 매화가 만개했을 때 간 출장은 농민회 활동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 박푸른들 농민회를 다니다보니, 진주에 매화가 만개했을 때 그걸 보러 가는 출장도 있다. 생산과 출하를 관리하는 일을 맡아서 그동안 출장이 많았다. 출장은 오가는 시간과 1박이라도 할라치면 사무실에서보다 많은 시간 일을 하기는 하지만 콧바람을 쐴 수 있어 좋다. 그 많던 출장 중 이번 출장이 단연 최고다. 물론 분위기가 한껏 강화된 사진을 찍고 자랑하는 꽃놀이를 간 건 아니다. 매화가 필 무렵이자 벌들이 나무 사이를 지나다니던 날, 동계 전정을 마친 농민회 매실 농민들이 농사 기술을 나누기 위해 모였다. ▲ 오랫동안 한 품목 농사를 짓게 되는 과수 농민들의 노하우는 논리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