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춘신의 생활문학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뭐 먹고 살래] 그는 없다. 작년, 감자 심을 때 저 세상으로 갔다는 그의 흔적 위에 내가 산다. 허물어지는 흙 담과 쥐 굴로 연기가 폴폴 새 나오는 아궁이에 장작을 밀어 넣고 불 냄새를 맡는다. 마당 가득 연기가 퍼지니 구름 위에 뜬 집이 된다. 구름 한가운데 섰다. 마당 입구에 서있는 매실나무를 확인하고 집 뒤란을 돌아 대나무 숲을 끼고 걷는다. 이곳에 살면서부터 마당 앞길보다는 집 뒤로 돌아 걷..
▲ 최규석 글, 그림 (창비) 만화가 최규석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블로그와 게시판에 절찬리 스크랩되었던 패러디 만화 때문이었다. 라는 제목을 보고 아기공룡 둘리를 기대하고 클릭했다가, 임노동자가 되어버린 둘리아저씨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이 잘린 둘리, 박카스아줌마 또치와 해부용으로 팔려가는 도우너 등등 더 이상 명랑만화의 주인공이 아닌 그들이 몸으로 겪는 세상의 황량함과 폭력성이 슬펐다. 그 다음으로 접한 만화는 현재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6월 민주화 항쟁을 다룬 이다. 매일같이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현 시점에서, 이 만화가 지난 역사의 뒷페이지가 아니라 현재형으로 느껴진다는 점이 섬뜩하기까지 하다. 위의 두 작품을 읽고서 내가 느꼈던 것은 1980년대적인 감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