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네의 첫 앨범「absinthe(압생트)」 누구라도 돌아볼 수밖에 없는 그녀의 음색을 처음 들었을 때 갑자기 어떤 음악들이 현실적인, 너무나 현실적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는 루네가 전한 낯섦의 충격에서 비롯된 기분으로, 절대적인 판단이라기보다는 상대적인 것이지요. 정말이지 그녀의 음악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었거든요. 기이한 나비가 바람에 취해 흩날리는 꽃잎을 따라가듯이, 그녀의 손가락에서 힘을 받은 피아노는 몇 가지 반복적인 연주를 시작합니다. 곧 루네의 노래가 여기에 합쳐지는데 그건 마치 몽롱한 화면 밖으로 새어 나온 숨소리 같아요. ‘내일은 더 다가가겠지/ 아무도 없다던 그곳’ (「The Memory Of Nobody」중에서) ‘꿈에 지쳐 날 버린 곳/ 하, 모두 기억나/ 너에 지쳐 날 버..
케이티 턴스탈과 케렌 앤의 음악세계 사람들에게 있어 음악 앨범은 여전히 문화 체험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더이상 씨디플레이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음악 마니아들에게 있어 “그 사람의 ‘앨범’을 들어보았느냐”라는 질문이 “그 ‘노래’를 들어보았느냐”는 질문보다 어딘가 더 익숙한 것처럼요. 서양에서 ‘정식으로’ 대중음악이 탄생한 이래, 앨범형식으로 전달된 음반에서 특정 뮤지션의 완성도를 파악하는 것은 일종의 ‘상식적인’ 감상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 역시 새로운 음악기술(전자악기와 증폭장치 및 녹음 스튜디오 등)의 영향 하에서 표현법을 개발하고 그 창작과정을 체험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테크놀로지가 매개되지 않은 (‘원본’의) 연주가 있을 수 있거나 있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