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 “그대들은 고삼이 아니고 열아홉살” 2009년 11월 12일, 서울시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의 문 앞엔 겁대가리를 상실한 열아홉 살 다섯이 모였다. 가진 것은 피켓과 배짱뿐이었다. 이날은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국가에서 전국 고3들을 심판하기 위한 대수능의 날을 기리기 위해, 경남 산청에서 상경한 촌뜨기 다섯 중 하나였다. ‘대학을 꼭 가야해?’ 내가 대학을 안가고 수능시험 날에 1인 시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고2 겨울방학 때었다. 다들 알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고2 겨울방학이란 학생이건 학부모건 도저히 평온할 수 없는 기간이다. 학생은 이제 고3이 될 것을 생각하니 그 자체만으로도 머리 아프고 심란한데 부모님까지 남의 아들딸과 비교해가면서 스트레스 주니 짜증나 죽겠고, 학부..
MBC PD수첩 "IMF세대, 10년을 말하다" 편을 보고 12월 15일자로 방송된 MBC PD수첩은 “IMF세대, 10년을 말하다” 편에서, IMF때 첫 직장을 구해야 했던 대졸자들의 고생담을 들어보고 10년 후 현재 삶이 어떠한지를 보도했다. 그런데 PD수첩에서 ‘IMF세대’의 표본집단으로 삼은 것은 모 대학교 경영학과 92학번 남성들이었으며, 그들의 아내들도 간간히 등장했다. PD수첩을 보는 내내 맘이 언짢았다. PD수첩의 관점대로라면 1997년 구직난을 겪은 남자대학생 92학번이 ‘IMF세대’의 중심이자 대표 세대인 셈인데, 과연 그러한가? 그 시기에 첫 직장을 구하느라 고생했던 사람들의 형편을 모 대학 92학번 남성들이 대표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PD수첩은 제작진들의 경험 내에서 IMF 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