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연애는 안전한가요 -젠더폭력 생존자들이 기록하는 연재는 젠더폭력을 단지 하나의 사건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피해와 저항과 생존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편집자 주] 최근 머리를 짧게 잘랐다. 가족 중 한 명이 ‘실연당한 사람’같다고 말했다. 언제 적 표현이냐며 맞받아쳤지만, 문득 궁금해졌다. 왜 실연당한 사람은 머리카락을 자르는 걸까? 마음을 정리하며 상대를 떠나보내듯 머리도 자르는 걸까? 그러고 보니 나 또한 그와 헤어졌을 때 미용실에 갔다. 좋게 헤어지진 않았기 때문에 결코 슬픈 마음으로 가진 않았고, 악몽 같던 지난 세월은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 출발하겠다는 마음으로 머리를 잘랐다. 바뀐 나의 내면을 보여..
스토킹 범주 넓히고 피해자 보호 강화, 반의사불벌 폐지 등 요구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끔찍한 범죄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살해, 강간 등의 강력범죄가 부각되지만 그 범죄 과정을 살펴보면, 많은 경우 스토킹과 데이트폭력, 가정폭력에서 이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스토킹 범죄가 경범죄에 불과했던 탓에 ‘사소한 것’, ‘피해자의 과민한 반응’으로 여겨지는 일이 잦았다. 그만큼 스토킹 피해자의 고통이 방치되었고 더 큰 피해를 야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토킹 범죄 관련 법제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오랫동안 제기된 결과, 지난 4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올 10월 21일 시행될 예정이다. 이로써 경범죄처벌법의 ‘지속적 괴롭힘’ 조항으로만 다루어지던 스토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