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자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노년을 엿보며 도서관에서 ‘희망도서’가 종합자료실에 비치되었으니, ‘우선대출’할 수 있다는 연락을 보내왔다. 난 서둘러 도서관을 향했다.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3일뿐이기 때문이다. 나는 매 달 3권 정도의 책을 신청하고 있다. 읽어보고는 싶지만 내 좁은 서가를 채우고 싶지 않은 책,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은 책, 관심은 가지만 구매 확신이 들지 않아 검토해보고 싶은 책 등을 신청한다. 신청 후 책이 도착하려면,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진득하게 기다리는 여유도 필요하다. 이 ‘희망도서신청제도’를 알게 된 지는 3년 정도 되었는데, 좀더 일찍 알았다면, 내 책장의 책이 지금보다 줄어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저녁 노을빛을 닮은 노년..
[정인진의 교육일기] 독후감을 꼭 써야 할까? 성원이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이가 스스로 책 읽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상담을 청한 이후, 몇 차례 통화를 더 했다. 그 때마다 내가 일러드린 대로 했더니 성원이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간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 말씀을 전하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늘 감동으로 가늘게 떨렸다. 성원이 어머니는 선생님 덕분이라며 나에게 공을 돌렸지만, 말씀 드린 걸 실천한 어머니가 더 대단해 보였다. 상담을 청하는 많은 부모에게 이런 저런 처방을 말씀 드리곤 하지만, 실천한 분은 성원이 어머니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성원이의 빠른 변화에는 나도 많이 놀랐다. 어머니와 의논할 당시,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적어도 1년 이상 또는 2년이 넘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