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춤: Twilight of Life 죽어가는 사람의 ‘존엄’ ※ 를 펴 낸 김영옥(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대표)님이 나이 듦에 관해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오지 않은 미래의 발견” 칼럼을 연재합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1. ‘죽다’와 ‘죽어가다’의 사이 혹은 차이 ‘죽어간다’라는 말이 가능한가. 죽음을 진행 과정으로 기술하는 말이 용인될 수 있는가. 오랜 시간 누군가의 병상을 지키며 생의 마지막 시간들을 동행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한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죽다’와 ‘죽어간다’의 의미론적 차이를 정확하게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카프카에게 죽어가는 것은 죽는 것이 불가능해진 사람이 처하게 된 영원한 비-구원의 상태를 의미했다. 죽을 수 있음과 제대로 살아있음을 동일한..
사랑과 미움, 죄책감이 교차하다[머리 짧은 여자 조재]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 강아지 짖는 소리에 자주 잠에서 깼다. 깨서 시계를 보면 새벽 세 시나 네 시 즈음이었다. 가뜩이나 잠이 부족한 상황인데 매일 새벽에 두세 번씩 잠에서 깨니 강아지 입을 틀어막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래도 내게 몸을 꼭 맞대고 있는 녀석을 보고 ‘그래, 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니’ 하며 다시 잠을 청했다. A의 집에 신세지게 된지 딱 한 달이 되었다. A의 반려견 겨울이는 그새 나와 많이 친해졌다. 퇴근하고 현관문을 열면 겨울이는 왜 이제 왔냐는 듯 앓는 소리를 내며 겅중거렸다. 온몸으로 환대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쩐지 든든했다. 퇴근 후엔 장난감 던져주는 기계로 빙의해서 겨울이와 놀곤 했다. 겨울이는 여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