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지나님은 공동체를 지향하는 35세 이상 여성이반모임 ‘그루터기’ 회원입니다. 파트너와 자필유언장을 쓰기까지 2004년 어느 날, 파트너와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를 다룬 외국영화를 보게 되었다. 일생을 파트너와 살아온 노인여성이 어느 날 뜻하지 않은 반려자의 죽음을 맞았다. 그로 인한 상실감에 통곡할 틈도 없이, 세상을 떠난 반려자의 법적 상속인인 조카 앞으로 재산이 전부 남겨지고 다른 한쪽은 노인시설로 간다는 내용이었다. 집의 명의가 사망한 반려자의 이름으로 되어있지만, 애써 조카에게 “이 집은 죽은 고모와 내가 평생을 함께하며 준비한 집이란다” 라고 말해도 법적인 근거가 없었다. 이 두 사람이 이성커플처럼 혼인신고만 할 수 있었더라면, 함께 만들었던 모든 것을 눈뜨고 생전 처음 보는 반려자의 조카..
프랑스 남녀동수법 파헤친 2002년 6월 하원선거가 치러지던 때 난 프랑스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좌파는 40%, 우파는 20% 정도의 여성후보자를 내세울 것이며, 여성후보자가 50%에 미치지 못하는 정당은 정부보조금을 삭감당하게 될 거라는 기사를 접했을 때, 난 솔직히 여성 입후보자가 많아 좀 놀랐다. 프랑스 언론은 거대 정당들이 보조금을 포기하면서까지 남녀동수 후보를 내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의 잣대를 들이댔지만 말이다. 비록 선출된 여성대표가 아니라 출마한 여성후보자와 관련된 법일 뿐이지만, ‘남녀동수법’(Parité), 더 분명히 말하자면 ‘남녀동수공천법’을 통과시킨 프랑스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녀동수 운동, 국가주권 개념의 위기에서 탄생 미국 역사학자 조앤 W. 스콧의 책 는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