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죽음연습] 10. 죽음에 대한 공포 의 저자 이경신님의 새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다. 그것이 죽는 순간의 고통에 대한 것이건, 자기 존재의 소멸에 대한 것이건, 대개는 죽음을 떠올리면 감당하기 힘든 공포의 무게로 짓눌려지는 듯하다. 내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죽어가는 동안의 괴로움, 죽는 순간의 고통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내 육신이나 영혼이 사라진다는 생각은 오히려 무서움보다는 어떤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이 세상에서 나란 존재가 영원히 증발된다는 상상을 해보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어지러움으로 속이 울렁거..
계단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 [꽃을 던지고 싶다] 13. 일상을 지배하는 기억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www.ildaro.com 마흔이 다 되어가는 나에게는 일상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것은 계단에 대한 공포이다. 얼마 전까지도 왜 그리 계단으로 다니기 싫은 지 알 수가 없었다. 계단에 대한 거부는 일상의 많은 부분을 불편하게 했다. 예를 들면 지하철을 타면 한 시간이면 다닐 수 있는 거리를 난 버스를 세 번 갈아타고 3시간을 걸려서 다니기도 한다. 또한 지하도나 육교를 피하기 위해 돌아가는 일은 나에게는 당연한 일상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더 부지런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불편함이 나에게 계단에 대한 거부감보단 크지 않았다. 지금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