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앞 농성중인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피해자를 만나다 풋사과 몇 개를 들고 찾아갔다. 웃으며 인사를 하고 은박 돗자리를 깔고 앉아 소풍 나온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솔직히 나는 묻고 싶었다. “괜찮으세요?” ‘그녀’는 풋사과를 휴지로 닦아 한 입 베어 물었다. 여물지 못해 단맛이 적은 사과임에도 그녀는 맛있다고 했다. 그녀 옆으로 크고 작은 차들이 쉼 없이 지나갔다. 나들이객들은 청계천 아래로 내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에 발을 담갔다. 어린 아이들이 탄 마차를 끌며 돌아온 관광상품 늙은 말이 돌바닥에 느린 말발굽 소리를 냈다. 그녀는 청계천 주변, 아스팔트 대신 깔린 돌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밤에 차가 지나다니면 저 돌바닥이 울려오는데, 잘 수가 없어. 머리까지 드르륵 울려대는데……..
[르포] ‘노예’가 된 비정규 교수들 “이게 뭔지 아시죠? 갖고 싶으신가요?” 신부가 꺼내 든 것은 만 원권 지폐다. “이 돈이 땅에 떨어져도 갖고 싶으신가요? 네, 저는 주울 겁니다. 왜 그럴까요?” 미사 강독 시간에 등장한 지폐로 인해 사람들이 낮게 웅성거린다. 미사 집전을 맡은 이상윤 신부는 말을 잇는다. “이게 돈이니까요. 이 종이 한 장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돈 한 장의 가치는 인정하면서 더 소중한, 사람의 가치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요? 우리는 학교 다닐 때 배웠습니다. 중요한 가치는 사람이다. 어떤 가치보다 존중받고 지켜 주어야 한다. 그러나 배움에 역행하는 일이 세상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스트레스성 자살입니다” 한 사람이 목숨을 끊었다. 우리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