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노점상인, 이제 내 인생의 주인! 정숙희 작가 ※망원시장 여성상인 9명의 구술생애사가 담긴 책 (푸른북스, 2017)을 기록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마지막 연재의 필자 정숙희씨는 희곡작가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필자는 부모님과 함께 20년 세월이 쌓인 집에서 살고 있다. 장롱과 사용하지 않는 책상과 버리지 못하는 책장이 방마다 둘러싸여 있고, 부엌은 온갖 가전제품과 마트에서 대형포장으로 구입한 먹거리들이 구석구석 싸여 있다. 살림의 주체가 된 지 얼마 안 되어, 어떤 기구가 어느 구석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 채 TV홈쇼핑을 보며 080을 눌러 주문을 한다. 배달되어온 물건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미니멀리즘 라이프를 꿈꾼다. 홈쇼핑에서 배달된 반제품 식재료나, 마트에서 구입한 간편식 중..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 박내현 작가 ※망원시장 여성상인 9명의 구술생애사가 담긴 책 (푸른북스)을 기록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필자 박내현씨는 적당히, 느리게,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마을활동가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구술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몇 년 전, 엄마가 우리 네 남매의 사진들을 정리해서 하나씩 앨범을 만들어 주시는 걸 보면서, 나도 엄마 아빠 앨범을 만들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래된 흑백사진들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한 장의 사진. 여고생 교복을 입은 사진 속 엄마는 수줍지만 환하게 웃고 있었다. 반고흐와 르누아르가 좋아 화가가 되고 싶었던 소녀, 미술학원에 다니며 공부했지만 결국에는 다른 길을 선택했던 엄마의 얘기를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