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51) 인류에게 과연 미래가 있을까? 올여름은 유별났다. 햇빛이 필요한 시기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더니, 때 아닌 불볕더위가 덮쳤다. 광복절이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그동안의 경험이 무색했다. 기후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동안, 내 몸은 변덕스러운 일기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비명을 질러댔다. 8월말의 예기치 못한 더위로 나는 온몸에 시뻘건 두드러기가 돋는, 지금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심각한 열 알레르기에 시달려야 했다. 그나마 새벽, 한밤중의 기온이 떨어져서 알레르기의 고통을 떨쳐낼 수 있었지만, 아직도 한낮 더위가 기세등등해서 외출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도서관도 문 닫기 직전, 한밤중에만 잠깐 들를 뿐, 될수록 집에 있는 책을 골라 읽는다. 아니, 날씨를 핑계로 책을 ..
‘방조제가 완공되고, 풍요롭던 갯벌은 빠른 속도로 죽음의 사막이 되었다. 그러나 해수유통에 대한 희망을 거두지 않는다면, 새만금은 다시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새만금에 대한 소식들을 접하면서, 나는 이렇게 ‘새만금의 운명’에만 골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다에서 마련한 다큐멘터리 상영회에서 새만금을 지키기 위한 계화도 어민들의 저항과 투쟁을 장기간 카메라에 담아 온 이강길 감독의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사실 하나를 간과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만금을 떠들썩하게 채웠던 시민단체들도, 활동가들도 떠나고, 남은 자리를 오롯이 지키고 있는 어민들의 삶과 상처 받은 마음 말이다. 다큐멘터리에는 새만금의 ‘사람들’이 있었다. '갯벌여전사'들의 투쟁과 오롯이 남은 상처 이강길 감독은 다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