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없는 세상, 동물과의 진정한 공존에 대해 고민하자 나른한 오후, 친구 어머니께서 가꾸시는 텃밭을 구경하던 참이었다. 밭에는 파, 시금치, 상치, 얼갈이 배추의 연한 푸른 잎들로 가득했고, 아직 열매를 맺지 않은 방울토마토와 가지도 보였다. 그때였다. (어머니 표현에 의하면) “호랑이만한 개” 한 마리가 우리 곁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한 눈에 봐도 외래종 애완견임을 알 수 있었는데, 엉겨 붙은 털로 미루어보아 떠돌아다닌 지 여러 날이 지난 것 같았다. 한쪽 다리는 약간 절고 있었다. 잔뜩 긴장한 어머니는 나름의 재롱을 피워대는 개를 향해 “저리 가!”하며 큰 소리로 쫓기 시작하셨다. 내가 보기에, 개는 배가 고픈 것 같았다. 유기동물의 운명은 비극적 죽음 그러고 보면 부쩍 도시주변을 배회하는 개,..
며칠 전 ‘애완동물의 사육’과 관련해 아이들과 토론을 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키우겠다며, 학교 앞에서 흔히들 사는 병아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의 손에 조심성 없게 키워지다 채 며칠 살지 못하고 죽게 되는 병아리를 통해, 동물을 키우는 것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선택하길 바래서였다. 이 공부를 하는 아이들의 태도는 대부분 진지하다. 그리고 공부가 끝날 즈음에는 스스로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면 잘 생각해보고 사야겠다고 결심을 밝히는 이들이 많다. 적어도 나는 ‘이 동물을 건강하게 잘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이라도 아이들이 고민하고 애완동물을 사길 바란다. 왜냐하면 누구보다 ‘애완동물’의 뜨거운 맛(!)을 본 사람이 바로 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내 부끄러운 경험을 빼놓지 않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