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의 몸 이야기① 감추기 우리 자신의 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낯설다. 무성적 존재로 여겨지곤 하는 장애여성의 몸은 늘 여성의 몸의 범주에서 제외되곤 했다. 하지만 그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장애여성들은 오랜 세월 자신의 몸의 조건을 바탕으로 해서, 자신의 몸에 가해지는 부정적인 인식과 억압에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연재 칼럼은 외면하기, 직면하기, 비교하기, 수용하기, 강점 찾기, 표현하기 등 장애여성이 자신의 몸에 반응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타자화된 장애여성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우리 자신의 언어를 통해 장애여성의 삶을 재구성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 어린아이와도 같은 몸 감출 수 있다면 감추고 싶었다. 또래들보다 키가 작아 늘 반에서 1번이..
[몸 이야기 -자유롭지 않은 가슴]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은아) 몇 해 전 한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네 가슴은 왜 밑에 있니?” “뭐라고? 내 가슴이 밑에 있다고?” “아니, 쳐졌다는 얘기를 하는 거야.” 자기 가슴은 여기(?)에 있는 데 네 가슴은 왜 거기(?)에 있냐는, 생각도 해본 적 없던 그런 얘기에 순간 화가 치밀었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의 가슴을 살피기 시작했다. 정말 내 가슴은 다른 곳에 위치하는 것 같았다. 인터넷에서 균형 잡힌 가슴 모양과 크기, 위치가 어떤 것인지도 찾아보았다. 거울 앞에서 내 가슴을 들여다봤다. 균형 잡힌 아름다운 몸인가? 그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제 친구들을 비롯하여 지나가는 여자들의 가슴까지 보는 것은 물론이고 아침에 일어나 윗옷을 입으면서 거울을 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