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핵은 양립할 수 없다 집단학살과 전쟁이 야기하는 죽음을 보며④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폭심지에는 상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희생자의 다리만이 두 개, 꽉 콘크리트 길바닥에 달라붙어 서 있다.” -, 오에 겐자부로 (고려원, 1995)에서 재인용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미국의 B-29 폭격기는 우라늄 235로 만든 핵폭탄 ‘리틀 보이’(little boy)를 일본 히로시마 시에 떨어뜨렸다. “피카동(pika-don, 번쩍-쾅)!” 핵폭탄이 터지면서 밝은 빛을 쏟아냈고, 폭심지 근처의 온도는 3,4천도를 넘어 뜨거운 열이 모든 것을 순..
美 기지에 반대하는 배 ‘평화마루’ 오키나와 헤노코 항의선 선장 소마 유리를 만나다 미군의 신기지 건설이 추진될 예정인 오키나와 헤노코에 ‘항의선’을 조종하는 여성 선장이 있다? 현지에 가면 꼭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2014년 10월 드디어 헤노코를 찾게 됐다. 미군 기지 반대 연좌 농성이 진행 중인 천막에서 만난 소마 유리 씨(37세)는, 나고시의 헬리콥터기지 반대협의회가 소유한 ‘평화마루’ 4대 선장이다. 헤노코 방문자를 싣고 오우라만을 돌며 커다란 산호나 듀공의 이빨 자국, 간척 예정지 해안 등을 안내하며 오우라만이 가진 풍요로운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8월에 선박 면허를 딴 신참이에요.” 유리 씨는 햇볕에 그을린 얼굴로 환하게 웃는다. 겨우 두 달째. 평화마루는 정원 13명의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