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가 왜 아직도 야수를?[잇을의 젠더 프리즘] ‘미녀와 야수’의 저주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잇을님은 언니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_ 페미니스트 저널 ▶ 빌 콘돈 감독, 엠마 왓슨, 댄 스티븐스 주연 (미국, 2017) 최근 ‘한남과의 사랑 가능한가?’ 라는 제목의 특강이 열린 것을 봤다. 1991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를 실사영화로 다시 만든다고 했을 때, 처음 떠오른 생각도 비슷했다. ‘미녀가 왜 아직도 야수를?’ 물론 수많은 영화에서 여성은 남성을 사랑한다. 설명도 필요하지 않다. 그저 조금만 부딪치면 사랑에 빠지고 고민은 없다. 그 남성이 어떤 인간이든지 그 상태는 지속된다. 장르가 멜로드라마라면. 원작에 따..
그 시절 너와 나는 사랑했을까 이 시대의 사랑 꿈이 뭐냐고 물으면 그는 망설임 없이 ‘돈 많이 버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자수성가해서 여러 채의 건물을 소유한 부모님을 닮고 싶다고 했다. 너희 부모님 때와 다르게 ‘노오력’만으로도 안 되는 게 있어, 내 말에 그는 그런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의 세계는 너무나 질서정연하고 또렷했다. 그는 원하는 상위권 대학교에 들어갔고, 경영학과에서 차곡차곡 스펙을 쌓았다. 1년 동안 편입을 준비하다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는 그 시기를 청춘이니까 겪을 수 있는 고비이자 도전으로 기념했다. 편입에 실패했을 뿐, 많은 부분이 그의 노력만큼 이뤄졌다. 스물한 살 때 나는 그와 처음 만났고, 3년 동안 연애를 했다. 그는 노래와 시로 사랑을 고백할 줄 알았고,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