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열이 찾은 전시: 展 간만에 하늘이 높고 푸르다. 평일 오후인데도 경복궁역은 경계가 삼엄하다. 어린 얼굴을 한 경찰들 사이를 지나 청와대로 향하다 보면 허름한 식당이 나오고, 그 옆으로 난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말끔한 한옥 전시관이 있다. 빌딩 숲 한복판, 사라지고 있는 한옥들 사이에서 온전히 몸 보존하고 있는 이 말끔한 한옥에 사진전 “강 강 강 강”이 흐르고 있다. 파아란 잔디를 다치게 할 세라 조심조심 징검다리를 건너 들어간 전시공간에는 사진이 흐르고 있다. ‘보’(洑: 논밭에 물을 대기 위해서 하천에 둑을 쌓아 만든 저수시설) 공사를 위해 훼손되고 갈아엎어지고 있는 4대강(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 곳곳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우리 전통 가옥의 ‘보’(지붕 또는 상층에서 오는 하중을 ..
박노해 사진전 (Ra-Wilderness)展 전시장에 들어서면 따뜻한 샤이(아랍식 홍차)를 권하는 ‘나눔문화’ 연구원들을 만나게 된다.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듣기 원하면 언제든 설명을 해주는, 오후 3시부터는 카메라를 잡았던 시인이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관람객을 위해 휴관 일도 없이 매일 저녁 9시까지 열려있는 이 전시는 정말 친절하다. 박노해 시인(‘나눔문화’ 이사)이 1999년부터 10년 동안 분쟁지역을 다니며 기록한 사진들을 처음으로 나누는 (Ra-Wilderness)展은, 사진 하나하나마다 시인의 글이 함께한다. [지상에서 가장 슬픈 비밀공연 Al Qamishli, Kurdistan, Syria, 2008] 한밤 중, 번득이는 비밀경찰의 눈을 피해 흐린 불빛 속에 벌어진 쿠르드 아이들의 전통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