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제가 완공되고, 풍요롭던 갯벌은 빠른 속도로 죽음의 사막이 되었다. 그러나 해수유통에 대한 희망을 거두지 않는다면, 새만금은 다시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새만금에 대한 소식들을 접하면서, 나는 이렇게 ‘새만금의 운명’에만 골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다에서 마련한 다큐멘터리 상영회에서 새만금을 지키기 위한 계화도 어민들의 저항과 투쟁을 장기간 카메라에 담아 온 이강길 감독의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사실 하나를 간과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만금을 떠들썩하게 채웠던 시민단체들도, 활동가들도 떠나고, 남은 자리를 오롯이 지키고 있는 어민들의 삶과 상처 받은 마음 말이다. 다큐멘터리에는 새만금의 ‘사람들’이 있었다. '갯벌여전사'들의 투쟁과 오롯이 남은 상처 이강길 감독은 다큐..
“나와 닮은 누군가를 만났다” 영화 영화 은 이제 곧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 이혼 1년차 여성 ‘보영’의 일상을 담은 영화다. 여성운동가로 활동해 온 이숙경 감독이 마흔이 넘은 나이에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입학해 졸업작품으로 내놓은 첫 장편인 이 영화는, 감독이 자신의 딸과 아버지를 주인공의 딸과 아버지로 직접 출연시키고 있을 만큼, 실제 이혼을 경험한 감독 자신의 삶이 속속들이 녹아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감독 스스로도 이야기하고 있듯, 의 메시지는 ‘한 이혼여성의 일상의 기록’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그 기록은 ‘이혼’의 문제를 넘어, ‘여성’을 넘어 보편적인 이해와 소통의 문제로 나아간다. 이혼을 했건 안 했건, 결혼을 했건 안 했건 일상의 어느 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출구 없는 감정들. ‘까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