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삶’을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사회 아픈 이에 대한 편견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비혼이라서, 채식주의자라서 몸이 아픈 거다? “비혼주의자라서 아픈 것일지도 몰라요. 원래 사람은 음양의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거든요.”“면생리대 쓰는 게 꼭 좋은 건 아닐 수도 있어요. 적당히 나쁜 것에 노출되어야 오히려 면역력이 생기거든요.”“채식주의자라서 아픈 것일 수도 있어요. 고기도 먹고 둥글게 살아야 건강에 좋아요.”“사회운동을 해서 아픈 거 아닐까요. 그런 사람들은 매사 부정적이잖아요.” 생각해보면 저런 말들이 시작이었다. 질병을 치료하는데 힘을 쏟기에도 부족했던 시기, 굳이 질병을 둘러..
생리대를 불태워라안전한 생리대를 사용할 권리를 말한다 ※ 필자 김신효정 님은 여성주의 연구활동가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리대는 어디에 생리대를 불태우고 싶다. 광화문 사거리에 나가 지금껏 내가 써왔던 수천 개의 생리대를 불태우고 싶다.(그러나 실제 그렇게 하면 방화죄로 벌금 500만원을 물어야 한다.) 배와 허리가 아프고 밑이 빠질 것 같았던 그 통증은 언제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메아리로 돌아왔었다. 통증의 원인을 알 수 없으니 나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고기를 먹어서, 유제품과 밀가루를 먹어서, 술을 마셔서, 야근을 해서, 운동을 안 해서 이렇게 아픈 것이라고 나를 손가락질했다. 한 달에 한 번 자궁을 들어내고 싶은 통증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조금 더 강력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