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다는 필리핀 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인신매매되어 성산업으로 유입되고 있는 현실을 보도하고, 이같은 문제가 발생되는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이 기획연재는 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필자 박수미님은 두레방 외국인성매매피해여성지원시설 소장입니다] 필리핀가수 크리스티나의 산산이 부서진 꿈 의정부에 있는 ‘두레방’(기지촌여성 지원단체)에서 일하면서, 매우 자연스럽게 이주여성들을 만나 왔다. 적어도 내가 만나왔던 여성들은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신을 매우 자랑스러워했고 당당했다. 그러나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늘 분위기를 주도하는 그들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한다. 몇 주 전, 크리스티나(필리핀 국적, 1983년생)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그랬다. 그녀는 필리핀사람들도 인..
엔젤 카시디(Angel Cassidy)는 14살에 성매매를 시작했다. 모델 에이전시를 가지고 있다던 남자는 핌프(포주)였고, 폭력과 학대가 이어졌다. 지옥같은 생활이었다. 고통을 잊기 위해, 그녀는 술과 마약에 중독되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 것도 느끼고 싶지 않았어요. 팔에는 온통 주사바늘 투성이었지요. 나는, 나를 증오했어요.” 7년 후, 스물 두 살의 그녀는 법정에서 6개월의 징역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녀의 삶이 바뀐 것은 감옥에서였다. 그곳에서 그녀는 세이지(SAGE)의 아웃리치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나와 같은 상황에서 벗어난 누군가를 만났다는 것 자체가 내게 희망을 주었어요.” 카시디는 재활 프로그램을 마친 후 대학에서 사회복지 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세이지에서 현재 매일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