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끈질기게, 행복하게 ‘혐오’에 맞설 것이다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현장을 기억하며 (선영) 동인천 지하상가 앞 공간에 옹기종기 모인 퍼레이드 참가자들과, 이들을 둘러싼 경찰들, 경찰 머리 위로 보이는 성소수자 혐오 문구와 붉은 십자가. 지난 9월 8일 인천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하기 위해 도착한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하루 동안 가장 오래 보았던 풍경이다. 화장실도 편의점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한 채, 그 공간이 더 좁아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우리를 향해 쏟아지는 저주 섞인 폭언과 폭력, 그리고 이를 방관하는 공권력을 마주하면서. 이 글은 잊지 못할 그 날 현장의 기록이다. ▶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날 아침, 축제 장소로 향하는 동인천행 급행열차 ..
‘인터섹스’로서 느끼는 내 존재의 무게[Let's Talk about Sexuality] 나는 없지만, 또 있다 (청킹) ※ 새로운 성담론을 구성하기 위한 “Let's Talk about Sexuality” 기획 연재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으로 진행됩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나는 나를 보지 못한다 이 글을 써달라고 제안을 받았을 당시, 한참을 망설였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과연 있기는 할까, 라는 의심이 컸다. 지금 당장 뿌리박고 있는 정체성에 관하여 혀를 놀린다는 것이 스스로에 대한 불경스러움으로 다가왔다고나 할까. 혹은 나와 뿌리를 공유하고 있는 다른 나뭇가지들, 언제 부러질지 모르는 그 위태로운 존재들에 관하여 나는 한없이 조심을 기하는 것 외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