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숨은 그림찾기(18) 영화 시간에 쫓기는 세상과 ‘느리다’는 것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 연재는 다섯 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는 세상이라면? 이십대 중반 이후 계속 일을 하며 “바쁘다 바빠!”를 입에 달고 휴식을 욕망하며 달려왔다. 그리고 최근 그렇게 원하던 서너 달 정도 쉴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요즘 ‘남아도는 시간’을 즐기기는커녕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이 당황스러움은 해마다 별반 달라지지 않는데, 시간에 쫓길 때는 오히려 기가 막히게 빨리 적응을 한다. ▲ 돈이 있어야 시간을 살 수 있는 사회를 그린 SF영화 얼마 전, 이런 시간에..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13) “정치가 재밌으면 생활도 즐겁다” [다섯 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내는 코너입니다. – 편집자 주] “정치가 재밌으면 생활도 즐겁다” 몇 년도의 일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어렸을 때 ‘표준 한국인’을 뽑아 인터뷰하는 방송이 있었다. 선정된 ‘표준 한국인’은 ‘서울’에 거주하는 ‘중산층’의 ‘40대 남성’이었는데 다른 말은 기억나지 않고 자랑스러운 얼굴로 “제일 싫어하는 것이 정치인데, 제일 관심 없는 것도 정치”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표준 한국인이면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표준이란 말인데 어떻게 저런 말을 하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저래? 당시 운동권 언니를 두고 있던 십대 후반의 사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