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청소년들의 수가 무시할 수 없는 규모임에도, 우리 사회는 집을 나온 십대여성들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가출 십대여성들은 열악한 주거환경과 노동환경 속에서, 쉽게 성 산업과 ‘원조교제’로 유입되고 있다. 십대들, ‘가출’에 대한 가치관 자유로워 기성세대가 청소년 가출에 대해 갖는 고정관념과는 달리, 십대들의 가출은 더 이상 ‘소수 문제청소년의 비행행동’이 아니다. 올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청소년 유해환경접촉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십대들의 가출 경험률은 12.8%에 달했다. 또, 최근 서울시 늘푸른여성지원센터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십대여성 2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평균 나이 16.5세)의 34.2%가 가출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정희씨는 18살이다. 15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여 돈을 모아 현재는 컴퓨터 학원과 검정고시 학원을 다니며 공부하고 있다. 다양한 곳에서 오랜 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본 만큼, 갖가지 사건들도 많이 겪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할 때는 시간당 2천500원에 하루 6시간씩 일했다. 정희씨가 받을 수 있는 시간당 최저 임금은 작년 기준 3천480원이었다. 법적으로 최저 임금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저 임금이 얼마라는 건, 알바(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나서 알았는데요. 안 줘도 어쩌겠어요. 돈이 급하니까.” 최저임금제, 알고는 있지만 받아본 적은 없어 정희씨는 현재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문제는 부모님의 동의서를 받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