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 작품을 통해 다시 본다 허난설헌(본명 허초희, 1563~1589)은 역사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몇몇 여성 문인들 가운데, 황진이와 더불어 그 시작 능력이 천재적이라고 평가받은 예술가다. 그러나 남성 문인들에 대한 평가가 작품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여성 문인들에 대한 평가는 외적 조건이 기준이 된다. 즉 황진이의 경우 기생의 신분으로 뭇 남성들을 유혹한 자유분방한 여성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리고 허난설헌은 반역을 꾀하다 귀양 간 허균의 누이이자, 남편에게 소박맞고 자식마저 잃은 불행한 여성으로 기억된다. 불행한 ‘여류’ 예술가의 이미지. 고등학교 교과서를 통해 소개된 허난설헌의 작품들은 주로 기다림에 지쳐 돌아오지 않는 남편에게 원망을 표출한 시다. 하지만 ‘님’에 대한 기다림과 한이라는..
자신을 찾아나선 미국의 흑인여성문학 [여성주의 저널 일다] 김윤은미 미국의 흑인, 그 가운데서도 여성의 이미지는 19세기까지 몇 가지로 고착되어 왔다. 그들은 인종차별과 성차별, 가족부양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살아왔다. 또한 백인남성집단에 의해 성적 대상으로 비춰져 왔다. 그래서 흑인여성과 백인남성 사이에 일어난 사건들은, 흑인여성에 대해 가부장적 지배를 하고 있는 흑인남성의 문제와, 흑인여성과 선뜻 연대할 수 없는 백인여성의 문제까지 결합하여 유난히 날카롭고 예민한 갈등을 부르곤 한다. 역설적으로 미국의 흑인여성들은 스스로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부단히 애써 왔으리라는 점을 예견할 수 있다. 미국의 흑인여성문학은, 차별 받는 ‘타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찾아내고자 하는 커다란 줄기에서 수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