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따돌리는 이유 레이철 시먼스 “소녀들의 심리학”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칼럼. –편집자 주 궁금하겠지, 너는. 학교에서 왜 혼자 밥을 먹어야 하고, 쉬는 시간에도 놀 친구가 없어서 서성이게 되는지. 아무도 이유를 말해주지 않으니 더욱 그렇겠지. 하지만 대놓고 물어볼 수도 따질 수도 없어 전전긍긍하게 될 거야. 우리를 보는 눈길이 조심스러워지고 원망스러워지겠지. 하지만 어김없이 넌 우리를 보고 웃게 될 거야. 비굴한 웃음을, 친해지고 싶다는 웃음을, 내가 뭘 잘못했는지 되묻는 웃음을, 혼자여서 괴로운 웃음을. 그러면 우리도 마주 보고 웃어줄 거야. “안녕!” 하고. 그 환한 웃음에 넌 더욱더 몸 둘 바 모르겠지. 다시 한 번 혼란에 빠지고 자기 느낌을 의..
엄마와 함께 본 ‘국제시장’ 문승숙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영화관에서 을 보고 돌아서는 길에, 엄마가 묻는다. “근데, 왜 저 부인 가족 이야기는 안 나오지? 둘 다 독일에서 광부로, 간호사로 일하다 만났고 여자도 맏이고 자기 가족을 책임져야 했다면서, 결혼한 다음 부인 친정 쪽 가족은 어떻게 된 건지, 맏딸이 더 안 벌어줘도 되는 건지, 어찌됐는지 그런 얘기는 없냐?” 이상하다는 것이다. 왜 여자가 결혼하고 나면 남자 쪽 가족으로만, 게다가 의존적인 존재로만 그려지는지 말이다. 그런데 이런 말도 했다. “마지막 장면 참 안됐더라, 남편이 아버지를 부르면서 ‘그동안 힘들었다’고 우는 장면 말이다. 그러게, 남자들이 밖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