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이야기 -자유롭지 않은 가슴]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은아) 몇 해 전 한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네 가슴은 왜 밑에 있니?” “뭐라고? 내 가슴이 밑에 있다고?” “아니, 쳐졌다는 얘기를 하는 거야.” 자기 가슴은 여기(?)에 있는 데 네 가슴은 왜 거기(?)에 있냐는, 생각도 해본 적 없던 그런 얘기에 순간 화가 치밀었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의 가슴을 살피기 시작했다. 정말 내 가슴은 다른 곳에 위치하는 것 같았다. 인터넷에서 균형 잡힌 가슴 모양과 크기, 위치가 어떤 것인지도 찾아보았다. 거울 앞에서 내 가슴을 들여다봤다. 균형 잡힌 아름다운 몸인가? 그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제 친구들을 비롯하여 지나가는 여자들의 가슴까지 보는 것은 물론이고 아침에 일어나 윗옷을 입으면서 거울을 보게 ..
장애여성의 시선으로 읽기 *김효진님은 의 저자이며, 장애여성네트워크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으니 소설을 보실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주말, 박민규 작가의 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탐닉하던 내게 남편이 핀잔을 주었다. “젊은 소설가 책이나 읽고… 뭐 볼 게 있다고.” “젊은 소설가?” 그러고 보니 그 동안 젊은 소설가의 소설에 빠져본 적이 한번도 없었기에, 스스로도 이상하긴 했다. 마냥 가볍기만 한 소설 나부랭이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었지만, 흐름을 깨고 싶지 않아 긴 말은 하지 않았다. (예담)는 2008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6개월 동안 온라인서점 예스24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연재를 시작할 무렵부터 “박민규의 색다른 연애소설”로 인구에 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