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29. 다시 상담의 과정을 거치며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 기록은 30회까지 연재될 예정입니다. www.ildaro.com]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올해 초 상담선생님께 상담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가끔씩 힘들 때마다 연락을 드리곤 했는데, 그때마다 친절하게 받아주셨던 선생님이다. 당시는 내가 여성단체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면서 나의 내담자들을 가끔씩 선생님에게 연계했던 차라, 다시 상담을 받기 시작한다는 것이 조금은 망설여졌다. 선생님 앞에 좀더 멋진 모습으로 서고 싶었는데, 자존심이 무너져버리는 듯했다. 기억들이 나를 잠식해 맨 정신으로 살아낼 수 없다고 말씀 드렸다. 약속 날을 정하고 멀게..
아동성폭력이 나에게 남긴 것 16. 기록을 하는 이유 *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 www.ildaro.com “경험을 해석하고 성찰하는 시각이 없다면 우리의 경험은 단순한 해프닝이거나 자기 연민에 겨운 넋두리 이상이 될 수 없다. (중략) 때로 경험이 우리에게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잃게 하더라도 인생의 길에 앞서 넘어진 사람들은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돌부리가 있음을 알려준다.” - 중에서 아침 여섯 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기록을 해야 한다.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온다. 가슴이 갑갑하고, 숨쉬기가 곤란하다. 글을 쓰는 것을 포기한다. 오늘도 힘겨운 하루가 될 것 같다. 한 달 동안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