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여섯째 이야기 두유에 잼 바른 식빵, 과일 몇 조각, 그리고 텃밭에서 뽑은 푸성귀를 툭툭 잘라 간장과 식초와 올리브유를 몇 방울 뿌린 샐러드로 아침상을 차리던 시절은 갔다. 요즘 함양의 아침 기온은 5도에서 6도 사이. 잠옷으로 입는 바지 위에 치마를 두르고 두툼한 등산양말과 수면양말을 겹쳐 신고도, 온기가 전혀 없는 마룻바닥을 디딜 때는 나도 모르게 깨금발을 들고 종종걸음을 치게 된다. 코를 훌쩍이며 뜨거운 미역국이나 김칫국을 후루룩 들이마셔야, 세포들이 비로소 지난밤의 여운을 털어버리고 깨어나는 계절. 바람도 흙도, 심지어는 햇살마저 푸르고 서늘한 기운을 뿜어내는 가운데 식물들은 이미 제 몸에 붙어 있던 살들을 발라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수확되지 않은 채 하나둘 ..
인터넷 신문 www.ildaro.com 는 2003년 5월 1일 창간한 대안언론입니다. 는 "이루어지다, 되다"라는 의미의 우리 옛말이며 "없던 것이 생기다, 희미하던 것이 왕성해지다, 쓸 것과 못 쓸 것을 가려내다" 등의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는 여성과 소수자의 시선으로 사회를 비추는 매체로, 다양한 작가와 저널리스트들을 발굴해왔으며, 독자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넷째 이야기② 손가락을 통해 전해 오는 고양이의 숨은 얕고 가빴다. 겁이 더럭 났다. 뭐야, 이거. 어디 아픈 거 아냐? 그러고 보니 고양이의 엎드린 자세가 정상은 아닌 것 같았다. 다리 관절이 비틀리거나 꺾인 것처럼 어딘지 모르게 불편해 보였다고 할까. 나는 부엌에 들어가 몇 개의 다시멸치를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