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뛴’ 역사 쓰기, 사할린을 읽다 최상구의 책 (최상구, 미디어 일다, 2015)에 대한 권혁태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의 서평입니다. -편집자 주 2013년 8월, 일본 홋카이도 북단에 자리한 왓카나이(稚内)에 섰다. 인구 4만 명에도 못 미치는 이 작은 마을을 찾은 까닭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소련군이 밀고 들어오는 사할린에서 독극물을 먹고 자살한 우체국 직원 일본인 소녀 9명을 기리기 위해 1963년에 건립한 ‘9인의 소녀상’을 보기 위해서였다. 2012년 8월에 “사할린 집단 자살의 비밀”( 제926호)이라는 짧은 에세이를 통해 논란거리 많은 이 ‘소녀상’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는 나로서는, 내 눈으로 소녀상을 직접 보고 느끼고 싶었다. 둘째는 ‘국경’..
탈학교 인생, 일이 공부고 공부가 일이다 활동보조 일을 하며 ※ 2014년 는 20대 여성들이 직접 쓰는 노동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의 지원을 받습니다. [편집자 주] 올해 초 초등학교 동창생들의 대학 입학 소식을 들었다. 누군가는 그 유명한 서울대 의예과에 합격했다 했고, 누군가는 처음 이름 들어보는 대학에 간신히 합격했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는 그렇게 똑똑하다고 칭찬받곤 했던 친구가 하위권 대학에 진학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평생 같은 동네에 살줄 알았던 친구들은 이렇게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됐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이 대학에 입학해서 14학번으로 바쁘게 살고 있을 이 시간, 지금 나는 대학에 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