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의 몸 이야기⑤ 강점 찾기 내 영혼의 좌표를 찍어준 몸 연재는 외면하기, 직면하기, 비교하기, 수용하기, 강점 찾기, 표현하기 등 장애여성이 자신의 몸에 반응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타자화된 장애여성의 이미지를 뛰어넘어, 우리 자신의 언어를 통해 장애여성의 삶을 재구성하려는 데 의의가 있다. – 편집자 주 파탄이 나버린 연애의 원인은 외모지상주의? 태어나 처음으로 연애라는 걸 시작했을 때서야 비로소 내 몸을 진지하게 돌아봤을 것이다. 비(非)장애인 애인에게 섹시하게 보이고 싶은데, 이 몸으로는 도저히 섹시한 분위기가 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여자친구에게 바란 건 ‘섹시함’이 아니었고, 나는 어떻게 꾸며도 섹시해 보이는 타입이 아니었는데, 더 사랑 받길 ..
어머니의 날, 내게 그림을 선물한 아이 책꽂이의 자료들을 정리하다가 에띠엔느가 ‘어머니의 날’ 나에게 선물했던 그림을 발견했다. ‘이게 여기 있었구나!’ 흐뭇한 미소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지금쯤 청소년이 되어있을 것이다. 에띠엔느는 프랑스에서 세 들어 살던 집의 세 아이들 중 둘째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지만, 자기네 현관 앞을 지나는 내 발소리를 들을 때마다 문을 열고 늘 먼저 인사하는 사람은 그였다. 또 그들 부모 대신 내가 저녁을 챙겨줄 때, 도우러 오는 아이도 에띠엔느뿐이었다. 요리를 하는 사람이 아버지였기 때문일까? 사내아이인 에띠엔느 외에 딸인 첫째 쥴리엣과 셋째 뤼시는 한번도 요리나 상 차리는 걸 도와준 적이 없다. 나는 직장 일에 바쁜 그들의 엄마를 도와, 아이들의 숙제를 봐주거나 저녁을 ..